눈 1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정다은
널 기다려왔어
네 눈에 날 맞추고
귀한 손님처럼 널 맞아들였어

널 맞으려고 기다려왔어
내 눈에 널 담고는
처음이자 마지막처럼 맞았어

온 세상에 가득
포슬포슬 덮인 눈
눈이 산을 품은 건지 산이 눈을 품은 건지
겨울은 시리지만
바람은 사납지만
머리가 온통 하얘지도록
내 손에 내 발에 눈이 보드랍게 감싸인다

구름같은 눈의 감촉
흘러가는 뭉게구름이
어느 때보다도 풍성하게 너울거린다

보드라운 설탕이 솔솔 둘리운 산
저 산까지 옅어지면서 푸르게 짙어지는 
파아란 하늘에 뭉게구름이
별보다도 더 반짝인다

구름은 흰 눈
그 자리엔 파란 광장
그 날엔 땅도 하늘만큼 푸르르고
그 안에 포르르 노래하며 춤추는 눈은 얼마나 아름다울까
더 아름다운 눈들을 뿌리려고 먼 여행을 떠난다
아름다운 겨울을 완성하러 서둘러 달려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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