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다은

그 순간이 그림 같았다.
너무 황홀했다.
노란 길 위로 두터운 바람이 내게 기분 좋은 장난을 걸어 온 그 때
바람에 둘러싸인 채 
금빛이 어린 아주 작은 노란 잎이 드라마처럼 눈앞을 사선으로 날아갔다.
왼쪽 오른쪽은 노란 잎, 노란 나무, 온통 금빛에 뒤덮인 풍경
아름다운 그 광경 속에 걸어가며
흐드러져 날리는 나뭇잎들과 눈을 맞추고 잎들이 주는 감동에 나는 환호성을 쳤다.

책 속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이면서도
처음으로 내 바로 눈 앞에 불어오는 감동, 빛나는 순간이 행복했다.

이 곳은 나무들이 멈춘 채 시간만 흘러간다
그래도 희끗희끗 노란 빛, 군데군데 초록 빛에 생기가 도니
봄이 눈을 뜨고 웃음을 띄며 다리를 펴고 올라온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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